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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강도 취급에 빡친 정몽규, ‘밥값만 몇십 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비방과 허위사실 주장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경선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게 축구협회 정상화를 위해 경선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저의 각오와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 중 가장 억울한 점으로 ‘사재 출연이 적다’는 주장을 꼽았다. 그는 “지난 12년간 3000만 원만 냈다고 하시는데, 내가 축구인들을 만나면서 밥값으로만 그 몇십 배는 썼을 것”이라며, 협회 운영에 있어 금전적 기여를 충분히 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러 감독 선임이나 월드컵 포상금 관련해서도 여러 기여를 했지만, 단순한 금전적인 문제로 평가받는 것이 아쉽다”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직면한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가오는 K리그 개막과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22세 이하 대표팀 코치진 구성, 그리고 3월부터 시작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7~8차전 지원 등을 언급하며 협회의 지속적인 운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더 이상 발전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축구계의 현안을 외면한 채 협회의 불신을 유발하고 국민의 우려만 키우는 행태는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로, 정 후보 외에도 허정무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출마했다. 원래 지난 1월 8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허 후보 측이 제기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선거운영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선거일을 재조정했으나, 신 후보와 허 후보 측이 충분한 논의 없이 결정되었다며 반발하면서 선거가 또다시 지연됐다. 결국 기존 선거운영위가 해산되고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새로운 선거운영위가 꾸려지면서 오는 26일 선거가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허 후보 측과 신 후보 측은 정 후보의 후보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들은 정 후보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후보 자격이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 정관상 자격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롭게 구성된 선거운영위는 법원의 판단을 검토한 끝에 정 후보의 후보 자격을 인정했다. 선거운영위는 “법원이 정관상 ‘사회적 물의 등’이 명확한 결격 사유인지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후보 등록 무효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킨 점을 고려해, 기존 등록된 후보들의 자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또한 축구 발전을 위한 공약으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한 50억 원 기부를 약속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전국을 돌며 축구 인프라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이에 축구인들의 지지에 화답하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더욱 강조하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의 재정 안정성을 이유로 대출 허가를 보류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은행이 안정성이 없는 기관에 대출을 해줄 리 없다. 협회는 중계권료 협상과 스폰서 유치 등으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며, 이를 통해 센터 건립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허가만 해주면 이를 공개 토론 등을 통해 상세히 설명할 용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마지막으로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 사실 유포는 축구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이번 선거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후보가 경선에 집중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